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 권경인 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더 이상 펼쳐지지 않는 우산을 버리지 못하는 건 추억 때문이다 큰 걸음으로 온 사람 큰 자취 남기고 급한 걸음으로 왔던 사람 급히 떠나가는 법 높은 새의 둥지에도 길을 여는 슬픔도 지치면 무슨 넋이 되는가 나무여, 그 우울한 도취여... 삶에서 온전한 건.. 그대에게 2013.09.25
들풀 / 이영춘 들풀 세상이 싫고 괴로운 날은바람 센 언덕을 가 보아라들풀들이 옹기종기 모여가슴 떨고 있는 언덕을굳이 거실이라든가식탁이라는 문명어가 없어도이슬처럼 해맑게 살아가는늪지의 뿌리들때로는 비 오는 날 헐벗은 언덕에 알몸으로 누워도천지에 오히려 부끄럼 없는샛별 같은 마음들.. 그대에게 2013.09.10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 정윤천 멀리 있어도 사랑이다 눈앞에 당장 보이지 않아도 사랑이다. 어느 길 내내, 혼자서 부르며 왔던 어떤 노래가 온전히 한 사람의 귓전에 가 닿기만을 바랐다면, 무척은 쓸쓸했을지도 모를 서늘한 열망의 가슴이 바로 사랑이다. 고개를 돌려 눈길이 머물렀던 그 지점이 사랑이다. 빈 바닷가 .. 그대에게 2013.09.08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 이기철 내가 만난 사람은 모두 아름다웠다 잎 넓은 저녁으로 가기 위해서는 이웃들이 더 따뜻해져야 한다 초승달을 데리고 온 밤이 우체부처럼 대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채소처럼 푸른 손으로 하루를 씻어 놓아야 한다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별을 쳐다보고 이 세상에 살고 싶어서.. 그대에게 2013.09.03
여백을 채워 가는 사랑 / 칼릴 지브란 여백을 채워 가는 사랑 사랑이 그대를 부르거든, 그를 따르라 비록, 그 길이 힘들고 가파를 지라도 사랑의 날개가 그대를 감싸 안거든 그에게 온 몸을 내 맡기라 비록, 그 날개 안에 숨은 칼이 그대를 상처 입힐지라도 사랑이 그대에게 말할 때는 그 말을 신뢰하라 비록, 북풍이 정원을 폐.. 그대에게 2013.08.30
그리움때문에 삶엔 향기가 있다 / 이정하 그리움 때문에 삶엔 향기가 있다 바람이 부는 것은 누군가를 갈망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가 너에게 혹은 네가 나에게 보내는 바람엔 향기가 묻어 있다. 삶이란게 그렇습니다. 기쁨보단 슬픔이 더 많지요. 또한 사람이란 것도 그렇습니다. 같은 양이라 할지라도 기쁨보단 슬픔을 더욱 깊게.. 그대에게 2013.08.30
사랑은 가끔 아프다 / 石香 김경훈 사랑은 가끔 아프다 살아온 길도 살아갈 길도 아득한 날에는 사랑도 몸살처럼 가끔 아픔으로 온다 꽃 피는 날에 꽃잎에 쓰던 편지도 비 오던 날에 유리창에 쓰던 사연도 그 어느 것 하나 지워버리고 싶은 추억이 아니다 마음 깊은 곳에 사랑을 심어놓고 애태우며 바라보는 것은 슬퍼도 아.. 그대에게 2013.08.26
물빛 / 마종기 물 빛 내가 죽어서 물이 된다는 것을 생각하면 가끔 쓸쓸해집니다 산골짝 도랑물에 섞여 흘러내릴 때 그 작은 물소리를 들으면서 누가 내 목소리를 알아 들을까요 냇물에 섞인 나는 흐르면서 또 흐르면서 생전에 지은 죄를 조금씩 씻어내고 외로웠던 저녁 슬펐던 영혼들을 한 개씩 씻어 .. 그대에게 2013.08.16
혼자일 수 밖에 없던 이유 / 이용채 혼자일 수 밖에 없던 이유 돌아보면 언제나 혼자였다 내게 사랑한다고 다가오는 사람에게선 내가 물러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에게 다가서면 그가 물러났다 나에게서 물러선 그에게 다시 다가서면 그가 부담스러워 나를 피했고 내가 물러섰는데도 다가오는 이는 내가 피하고 싶어 견딜 .. 그대에게 2013.07.23
떠난다는건 / 소리새 박종흔 떠난다는 건 홀로 떠난다는 건 자투리 그리움 털어버리고 미련마저 버리고 가는 것 누굴 잊는다는 건 회오리바람처럼 소용돌이치는 외로움 남은 생을 살 동안 문득 생각나는 아련한 추억이겠지만 통증이 깊어지기 전 한시라도 빨리 잊을 건 잊어야겠지. 그대에게 2013.07.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