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토 33

바람이 분다 / 이소라

바람이 분다 서러운 마음에 텅 빈 풍경이 불어온다머리를 자르고 돌아오는 길에 내내 글썽이던 눈물을 쏟는다하늘이 젖는다 어두운 거리에 찬 빗방울이 떨어진다무리를 지으며 따라오는 비는 내게서 먼 것 같아이미 그친 것 같아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바람에 흩어져 버린 허무한 내 소원들은 애타게 사라져간다바람이 분다 시린 한기 속에 지난 시간을 되돌린다여름 끝에 선 너의 뒷모습이 차가웠던 것 같아다 알 것 같아내게는 소중했었던 잠 못 이루던 날들이너에겐 지금과 다르지 않았다사랑은 비극이어라 그대는 내가 아니다추억은 다르게 적힌다나의 이별은 잘 가라는 인사도 없이 치러진다세상은 어제와 같고 시간은 흐르고 있고나만 혼자 이렇게 달라져 있다내게는 천금 같았던 추억이 담겨져 있던..

같이 들어요 2013.09.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