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에서

헌신 / 복효근

DimondBack 2010. 12. 23. 02:54
 
                
 
 
헌신
 
 
내 마음이 그대 발에 꼭 맞는 신발 같은 거였으면 좋겠다.
 
거친 길 험한 길 딛고 가는 그대 발을 고이 받쳐
 
길 끝에 안착할 수 있다면
 
나를 신고 찍은 그대의 족적이 그대 삶이고 내 삶이니
 
네가 누구냐 물으면
 
그대 발치수와 발가락모양을 말해주리

끝이 없는 사랑이 어디 있으리.
 
다만 그 끝의 자세가 사랑을 규정해주리니
 
그대 다시 나를 돌아보거나 말거나

먼 길 함께했다는 흔적이라면
 
이 발냄새마저도 따스히 보듬고 내가 먼저 낡아서

헌신 ...  부디 헌신으로 남았으면 좋겠다. 
 
 
 
 
 

'메일함에서 '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한 잎의 여자 / 오규원  (0) 2011.01.04
사랑한다는 말은 .. / 이해인  (0) 2010.12.29
작은 것도 사랑입니다 / 정중화  (0) 2010.12.23
고삐 / 정채봉  (0) 2010.12.15
사막에서 고기를 잡을 수 없다  (0) 2010.11.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