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엽을 연민하듯이
꺾어질듯 연약한 휘청거림을 동정한다
헐벗은 영혼을 가진 자신보다
텅빈 진공처럼 마음 비운
갈대의 가슴앓이를 애닳아 한다.
아서라 .....
뉘라서 바람을 막아 서
저 갈대들을 잡아 줄 수 있을까.
세상에 온 몸 던진 인연의 상처는 내가 더 깊은데 ....
초대된 미풍에서도
불청객 폭풍 바람 회오리 속에서도
서로가 엉켜 속박하는 부끄러운 인연은 아니지 않은가.
by 쪽빛바다
갈 대
천상병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나란히 소리 없이 서 있었다
불어오는 바람 속에서
안타까움을 달래며
서로 애터지게 바라보았다.
환한 달빛 속에서
갈대와 나는
눈물에 젖어 있었다.
갈 대
신경림
언제부턴가 갈대는 속으로
조용히 울고 있었다.
그런 어느 밤이었을 것이다.
갈대는
그의 온몸이 흔들리고 있는 것을 알았다
바람도 달빛도 아닌 것,
갈대는 저를 흔드는 것이
제 조용한 울음인 것을 까맣게 몰랐다.
산다는 것은 속으로 이렇게
조용히 울고 있는 것이란 것을 그는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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