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일함에서

겨울 강가에서 / 이근대

DimondBack 2011. 1. 5. 01:33

 

 

버리고 비우는 일은
결코 소극적인 삶이 아니라
지혜로운 삶의 선택이다.
버리고 비우지 않고는
새것이 들어설 수 없다.
공간이나 여백은
그저 비어있는 것이 아니라
그 공간과 여백이 본질과
실상을 떠받쳐주고 있다. 

                                         ---- 버리고 떠나기中에서 ---

 

 

겨울 강가에서

 

 가거라
잘 가거라
너는 이미 나의 과거다
가는 길에
더러는 눈발이 어깨를 적시고
눈물이 네 발목을 잡을지라도
뒤돌아 보지도 마라
가서
지느러미를 물살에 풀어놓고 살거라
깊고, 넓은 것이 세상이다
세상은 사랑할수록 아름답다지만
사랑해서는 안 될 사람도 있다
너를 사랑하지 않기 위하여
가슴을 집어 뜯으며 흘렸던 눈물,

 

 


이제는 보내마
강가에 얼어붙지도 말고
내 마음에 스며들지도 말거라
흐르는 것이 몸이고
움직이는 것이 마음이다
가서 급류에 휘말리지 말고 살거라
심장이 멈출 때까지
내 손금에 쥐어진 과거,

너는 이미 나를 흘러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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