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의 시계
할아버지의 시계는 벽에 걸기엔 너무나 커서
90년 동안이나 마루에 세워놓았었죠
그 시계는 할아버지 키의 반도 넘었죠.
비록 무게는 별로 나가지 않았지만 말예요
그 시계는 할아버지가 태어나시던 날에 산 시계였기에
할아버지는 늘 그 시계를 보물처럼 아끼곤 하셨죠
하지만 그 시계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어요
90년 동안이나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똑!-딱! 똑!-딱!
늘 할아버지의 삶과 함께 했었는데 말예요
똑!-딱! 똑!-딱!
그 시계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멈춰버리고 말았어요
시계추가 왔다 갔다 하는 것을 보시면서
할아버지는 어린 시절을 보내셨어요
할아버지가 커가는 동안 그 시계는 언제나 할아버지와 함께
기쁨과 슬픔을 함께하곤 하였죠
시계바늘이 밤12시를 가리키는 시간에 할아버지가 들어오셔도
그 시계는 화사한 신부처럼 할아버지를 맞아주곤 했어요
하지만 그 시계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어요
할아버지께서 말씀 하셨어요.
내가 어디서 저렇게 충직한 하인을 고용할 수 있겠니?
시간을 낭비하지도 않고, 무엇을 요구하지도 않고,
언제나 변함없이 항상 그 자리를 지킨단다.
인상을 찡그리지도, 함부로 손을 휘젓지도 않고 말이야~
그러나 그 시계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금방 멈추고 말았어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는 날 밤
그 시계는 예전엔 들어볼 수 없었던
요란한 소리를 내며 울었어요
그래서 우리는 할아버지의 영혼이 떠나가고 있고
이제는 우리가 헤어져야 할 시간이 되었다는 것을 알았죠
그 시계는 아직도 여전히 들리지 않는 소리로
우리들 곁에서 시간을 알려주고 있답니다
하지만 그 시계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마자
다시는 움직이지 않았어요
90년
동안이나 한 순간도 멈추지
않고
똑!-딱!
똑!-딱!
늘 할아버지의 삶과 함께 했었는데
말예요
똑!-딱!
똑!-딱!
그 시계는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멈춰버리고 말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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