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낮은 곳에서의 이별 / 淸山 金智元

DimondBack 2013. 6. 11. 01:13

 

 

 

낮은 곳에서의 이별

 

 

빛바랜 기억의 자투리를 모아
불을 지피며 나야했던 겨울
앙상한 억새처럼
시간이 흩어질 때도
흐린 달빛 스며드는 창가에서
소리 없는 이별과 마주하고 있었다

 

온 세상이 침묵하던 계절
오래된 이별 앞에
우리들 인연은
수년의 성상만 쌓였을 뿐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한 해를 지나면서
들판의 흙이 드러나고
눈발이 하얗게 흩날리다
겨울은 그렇게 끝났다
계절은 가고 없는데
떠나지 못한 철새처럼
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가...

 

새벽을 슬퍼하며
낮은 곳에서의 이별을 얘기하는
남자의 젖은 가슴을
당신은 이해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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