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워서 우는 것이 아냐
섬돌이 하는 외진 새벽이면
방파제를 짚고 파도가
우는 것을 들은 적이 있다
어부가 잠들어 고요해지는 바다
오는 세월 가는 세월이
그리 쉽지 않아서
울음을 가라 앉히는 바다
쏴아 하고 수만 번 소리 질러
한번쯤 대답하는 섬 바위
은빛 숭어떼가 돌아간 자리는
반짝이는 파도꽃이 피어올라
새끼 손가락의 잊혀진 은반지처럼
슬프게 반짝인다
섬돌이 하는 외진 새벽이면
밤바다는 울지 않았다고
사람들에게 늘 말하곤 했지
외로워서 우는 것이 아니고
살아온 날들이
그냥 쓸쓸했다고 말하면 안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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