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이쯤에서 접기로 합니다 / 양애희

DimondBack 2010. 8. 6. 22:43

 

 
 

 
                     
  
 
 
이쯤에서 접기로 합니다  
터덜터덜 사슴같이 따뜻한 눈
시린 눈물로 얼룩져
흐린 흔적으로 남기전에
사랑으로 끌고온 길
가슴에 시든꽃 눈물로 덮어도
이룰 수 없어 허기진 슬픔
구질구질
서랍속 먹다남은 사탕으로 굳기전에
이쯤에서 접기로 합니다.
사랑한다
너 때문에 살고 싶다
힘주어 써내려간 그 어디쯤에서
연필심 뚜욱 분질러지기전에
저무는 저녁날
그리워서 다시 그리워서
바람을 열어 
눈물 한방울 뚜옥
시간위에 떨어지기전에
여기서 접기로 합니다.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
자꾸만 지킬 수 없는 약속
그리다가 그리다가
가슴의 그리움 포인트만 수북히 짙어
나, 외로이 죽기전에
가슴에 감긴 실타래가 너무 아파서
생명줄에 매달린 그리움이 너무 슬퍼서
더 아프기전에
더 슬프기전에
한모금의 쓰라린 단물로 동행하고 
이쯤에서 접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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