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사람들은 왜 모를까 / 김용택

DimondBack 2013. 3. 18. 07:06

 

 


 

    사람들은 왜 모를까

     

                                           

     

    이별은 손끝에 있고

    서러움은 먼데서 온다

     

    강 언덕 풀잎들이 돋아나며

    아침 햇살에 핏줄이 일어선다

     

    마른 풀잎들은 더 깊이 숨을 쉬고

    아침 산그늘 속에

    산 벚꽃은 피어서 희다

     

    누가 알랴 사람마다

    누구도 닿지 않는 고독이 있다는 것을

     

    돌아앉은 산들은 외롭고

    마주보는 산은 흰 이마가 서럽다

     

    아픈 데서 피지 않은 꽃이 어디 있으랴

     

    슬픔은 손끝에 닿지만

    고통은 천천히 꽃처럼 피어난다

     

    저문 산 아래

    쓸쓸히 서 있는 사람아

     

    뒤로 오는 여인이 다정하듯이

    그리운 것들은 다 산 뒤에 있다

     

    사람들은 왜 모를까

    봄이 되면 손에 닿지 않는 것들이

    꽃이 된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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