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을 지나 새벽으로 치달으는 깊은 어둠 속인데도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습니다.
머리를 쥐어 뜯으며 ...
좀전의 내 부주의가 못내 밉살스럽습니다.
'봄처녀' 노래를 들으며
순간적으로 떠 올린 '봄'에 대한 아쉬움을
숨 한번 고르지 않고 글로 엮어 냈는데 ..
그만 예쁜 집을 지어 주려는 조급한 마음으로 서두르다
그만 ...
자취를 놓치고 말았습니다.
방금 전의 일이건만 내 기억 회로 .. 그 어느 곳에서도
같은 언어로 되살아 나오질 못함이
한심스러워
애꿎은 손가락만 원망의 눈초리로
쏘아 보고 있습니다.
아!
모든 인연의 이별도 이렇듯 준비없이
갑자기 찾아 오기에 맨날 천날 허둥거리게 되고
멍울지는 아픔과 그리움으로
암세포 퍼져 나가듯 쪼이는 통증으로 남는가 봅니다.
어쩌면 ...
아름다운 추억은 내 기억 속에서 재빨리 옅어져 가고
침묵의 아픔은
화석처럼 굳어 가 ... 살아 있는 날들을
시리게 만드나 봅니다.
그런 날들도 보듬어 같이 갈 수 밖에 없기에
이 밤의 어둠에 저를
놓아
봅
니
다.
사랑도 .. 우정도 .. 스치는 인연도
머물렀던 인연도 ..
제가 가둬 놓을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음이
제 설움에 얹혀 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