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으며

침묵하는 연습 / 유안진

DimondBack 2010. 12. 30. 09:27

 

                침묵하는 연습
      
      나는 좀 어리석어 보이더라도
      침묵하는 연습을 하고 싶다.
      그 이유는 많은 말을 하고 난 뒤일수록
      더욱 공허를 느끼기 때문이다.
      많은 말이 얼마나 사람을 탈진하게 하고
      얼마나 외롭게 하고 텅비게 하는가?
      나는 침묵하는 연습으로 본래의 나로 돌아가고 싶다.
      내 안에 설익은 생각을 담아두고
      설익은 느낌도 붙잡아 두면서
      때를 기다려 무르익히는 연습을 하고 싶다.
      다 익은 생각이나 느낌 일지라도
      더욱 지긋이 채워 두면서 향기로운 포도주로
      발효되기를 기다릴 수 있기를 바란다.
      침묵하는 연습,
      비록 내 안에 슬픔이건 기쁨이건
      더러는 억울하게 오해받는 때에라도
      해명도 변명조차도 하지 않고
      무시해버리며 묵묵하고 싶어진다.
      그럴 용기도 배짱도 지니고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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