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더 이상 펼쳐지지 않는
우산을 버리지 못하는 건
추억 때문이다
큰 걸음으로 온 사람
큰 자취 남기고
급한 걸음으로 왔던 사람
급히 떠나가는 법
높은 새의 둥지에도
길을 여는 슬픔도
지치면 무슨 넋이 되는가
나무여,
그 우울한 도취여...
삶에서 온전한 건 죽음뿐이니
우리는 항상 뒤늦게야 깨닫는다
잃을 것을 다 잃고 난 마음의
이 고요한 평화
세상을 다 채우고도
자취를 보이지 않는 바람처럼
외로움은 오히려
극한을 견디어 낼 힘이 되는가
정작 외로운 사람은
말이 없고
죽은 세포는
가지로 돌아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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