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깊어진 가을 속을 거닐었습니다
바스락 부서지는 잎새는
가슴 한복판
울고 있는 내 그리움의 소리였습니다
숨이 멎을 듯 뒤채는 가슴은
갈잎처럼 떨다 뭉그러지고
물빛이 되어버린 눈동자는 헝클어져
술에 취한 듯 흔들거립니다
솟구치는 눈물에 목구멍은 찢어질 듯 미어집니다
보고 싶습니다
그대가 보고 싶어
온종일 뚫린 것처럼 휑한 가슴입니다
따스한 햇살에 발길은 닿지만
내 마음은 갈빛으로 타들어만 갑니다
그대가,
그대가 견딜 수 없게 보고 싶은데
난, 아무것도 할 수가 없습니다
마냥 망설이며 전화기만 쥐고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