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 끄적

비 오는 물푸레 나무 아래에서

DimondBack 2010. 5. 22. 16:21

 

 

그 무렵, 모든 것들이 젖다
바람이 살아있는 맥박 사이로
땅을 짚고 서서
비를 맞고 있다

 

푸른 눈물이 날아 다니고
붉은 입술에 얹을 기억이 푸드덕거리고
어쩌면 울다가 그 물을 다 마시고
마시면 다 울지도 모를 그 비를 맞고 있다

 

눈을 감고 기억 다 기억하고
눈을 뜨고 추억 다 살아내고
물소리는 바람의 집이 되다
사선의 숨막힌 질주를 하다

 

붉은 세월속 몸통 하나가 젖고
온통 우산을 든,
잎 넓은 물푸레나무가 체온계를 물고 서 있다
그리워 하라, 누구든 그리워 하라
어디 내 체온과 같은 사람 없으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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