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감동

눈이 울기 전에 마음이 먼저 울어 버리는 일 / 배은미 (기억의 편지함)

DimondBack 2013. 5. 12. 07:41



 

 

 

 

 

 

눈이 울기 전에 마음이 먼저 울어 버리는 일

 

힘이 들수록 눈물이란 것은
속으로만 깊어지는 습성이 있나 봅니다.


그래서 아린 마음은 쓸어도 쓸어도
앙금으로 남아 때때로 한숨을 찾게 하고
방법 없는 초라함이 숨이 차
멍하게 있는 시간이 잦아집니다

울고 싶을 때 울 수 있다는 것은
그나마 투정이라도
부릴 수 있음이 행복한 일입니다

속으로만 깊어지는
눈물이 병이 되어 돌아 온다는 것을
알면서도 당하고만 있어야 하는
심정이 되기 전까진
어쩌면 눈물도 감사한 일입니다.

 

내 맘대로 되지 않는 일들
내 이상과는 상관없이 흘러가는 시간들
내 삶의 향기와는 멀어져버린 냄새들.

그걸 아프게 인정해야 한다는 것이
너무도 속상해
파르르 가슴 아린 날의 저녁엔
겨울비도 차가운 것을 모르게 합니다.

비를 맞으며 서 있어도
이만큼은 시리지 않을텐데
내 삶에 내리는 깨알같은 눈 몇 송이는
이토록 마음에 한기를 느끼게 합니다

흘러가는 시간에 몸을 던지고
이만큼이면 되겠지, 이쯤이면 될거야
이제는 기억에도 없을 만큼
길어져 버린 시간입니다.


그렇게 묻혀가다
어쩌면 다시는 돌아오지 못할
시간을 건너게 되는 건 아닌지.

향기롭고 싶었으나 향기롭지 못하고
아름답고 싶었으나 아름답게 살지 못하고
늘 허우적 ..  하루를 연명하며
야금야금 나를 앗아가는 삶에게 한 마디
말도 하지 못하고 그저 지켜  볼뿐입니다.


잃어 가는 나를 내 두 눈으로 지켜봐야 하는 일
알면서도 대책 없이 당해줘야 하는 일

 

 

휴우 ... 눈물이 나오질 않습니다.


깊어져 깊어져
더 이상 나올 수도 없을 만큼 아픔이 깊어져
속으로 삼킨 눈물이
내 삶의 향기를 잡아먹고 있습니다.

정녕 너무 힘이 들면 그때는 알게 됩니다
눈이 울기 전에 이미
마음이 다 울어버린다는 것을요
그래서 눈까지 갈 눈물이 없다는 것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