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으며

12월의 독백 / 오광수

DimondBack 2013. 12. 12. 09:24
 
 
 
 
 

 

 

12월의 독백 

 

 

 

 

남은 달력 한 장이

작은 바람에도

팔랑거리는 세월인데

한해를 채웠다는 가슴은

내놓을 게 없습니다

 

 

욕심을 버리자고

다잡은 마음이었는데

손 하나는 펼치면서 뒤에 감춘 손은

꼭 쥐고 있는 부끄러운 모습입니다

 

 

비우면 채워지는 이치를

이젠 어렴풋이 알련만

한치 앞도 모르는 숙맥이 되어

또 누굴 원망하며 미워합니다

 

 

돌려보면 아쉬운 필름만이

허공에 돌고 다시 잡으려

손을 내밀어 봐도 기약의 언질도

받지 못한 채 빈손입니다

 

 

그러나

그러나 말입니다

해마다 이맘때쯤 이면

텅 빈 가슴을 또 드러내어도

내년에는

더 나을 것 같은 마음이 드는데 어쩝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