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강둑에서 / 최재목

DimondBack 2013. 3. 19. 04:59


 


 

 

 

강둑에서

 

 

 

산다는 것은 때로

달빛처럼 흐느끼는 일이다

조용히 흐느끼며 강물처럼

아무도 듣지 못하는 소리로

참회하는 일이다

 

강둑에 와 닿아 슬피 기대는 물결처럼

홀로 일 수 없는 날들은 강 밑에 닿아

모래를 밀고, 돌들을 밀며 저토록 멀리

숨어서 떠나가고 있다

 

막무가내, 그냥 흘러가면 닿는 우리들의 영혼

헛걸음이었더라도 한번 디뎌본 길이 있다면

어둠에 묻힌 언덕이더라도 누군가를

기다려 본 적이 있다면

후회할 일도 아니다

마냥 잊어야 할 일도 아니다

 

산다는 것은

그냥 웃으며 가던 길을 가는 것이다

 

 최재목 시집 .... 길은 가끔 산으로도 접어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