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겨진 감동

아내를 인생 후반전의 도우미로 만들라 / 이외수

DimondBack 2013. 3. 16. 23:38

 

사실 .... 대화도 연습이 필요한 일입니다.

말을 잘한다고 대화를 잘하는 거라고 볼 수 없지 않을까요?

말하는 기술과 어눌하더라도 서로간에 나누는 대화속에

"소통과 교감"은 별개의 문제니까요?

같이 있는 시간이 서로 어색해 딴짓, 딴청, 원치않는 긴 침묵 ....

말하지 않아도 같이 산 세월로 '알아 주겠지"!!!!

내가 바라는 같이 늙어가는 부부의 그림은 아니어서

제 블거를 찾는 벗님들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고 싶습니다.

 

 

 

아내를 인생 후반전의 도우미로 만들라

 

 

 

한 모임에서 남자들에게 물어보니

직장 생활 30년 동안 아내에게 입버릇처럼 했던 말은

‘바빠서’, ‘피곤해서’, ‘회사일 때문에’였다고 입을 모은다.

 

그렇게라도 말해야 잔소리를 덜 듣거나 쉴 수 있다고 생각했단 것이다.

 

“남자는 직장, 아내는 집”이라는 고정된 공식은
현대에 맞지 않는다.

 

요즘은 맞벌이를 하는 베이비부머들도 많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베이비부머들은 여전히 아내는 일도 하지만

집안일도 잘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필자의 지난 경험을 회상해 봐도 그렇다.

       

      각자 퇴근하고 들어와도 나는 쉬는 대신 아내는 저녁을 준비했다.

      또한 빨래와 청소까지 아내 몫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같이하겠다고 나선 적도 많고

      내가 해 보려 노력했던 적도 있지만,

      결국 아내 혼자 수고한 시간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에

      동감하지 않을 수 없다.

       

      아내들은 가사 노동 대부분을

      남편들이 전부 해결해 주길 원하지 않는다.

      다만 가사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해 달라는 것이다.

       

      퇴직 이후 밥솥을 열지 못해 저녁 식사를 하지 못한

      한 남편의 이야기는 웃고 지나갈 게 아니다.



      남편들에게 아내는 가장 오랫동안 함께 살았지만

      여전히 어색한 대화를 주고받는 사람이다.

       

      갱년기 아내의 중성적인 대화 방식에 대해

      남편들은 가정을 위해 평생 직장에서 수고한 자신을 무시한다고

      오해하는 경우가 많다.

       

      아내가 내 인생 후반전의 도우미가 돼 주길 바란다면

      일상을 함께하는 법을 배워야 할 필요가 있다.

       

      아내와 일상에서 함께하고 싶다면

      집에서 내가 참여할 수 있는 가사 노동을 찾아내는 것도 좋을 것이다.

       

       


      하지만 그보다 먼저 아내에게 좋은 수다 파트너가 돼 주는 것이 필요하다.

       

      대수롭지 않은 아내의 이야기도 편안하게 경청할 수 있다면

      아내와 시간을 보낼 준비가 잘된 것이다.

       

      남자들은 이제 그동안 사소하게 여겨 지나쳤던

      이야기와 사물들에 대해 생각과 태도를 바꿔야 한다.

       

      비록 아내와 함께하는 시간이 사소한 일상처럼 여겨져도 말이다.

       

      아내가 좋아하는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관심사를 조금씩 나누다 보면

      서로가 하고 싶은 말을 주고받는 부부가 될 수 있다.

       
      남자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고 나면

      아내의 이야기를 들으려 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이제는 아내의 말을 먼저 잘 들어주는 일을 연습해야 한다.

       

      사소한 이야기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고 위로할 기회가 생겨나며,

      서로에게 감사하는 말도 자연스럽게 주고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아내와 나누는 수다 속에는 가정 경제가 있고,

      자녀 교육이 있고, 내일을 향한 꿈들이 있다.

       

      일상 속에서 나누는 대화지만

      가정생활과 꿈을 공유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지나온 시간들을 격려하고

      미래를 축복할 수 있는 기회가 담겨 있다.

       

      자연스러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부부는

      서로에게 가장 좋은 친구가 될 수 있다.

       

      인생 후반전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아내와 대화를 나누다 보면

      아내가 남편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아내의 도움과 참여 없이 꿈 꾸는 인생 후반전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동안 이룩한 사회적 네트워크는 직장을 통해 이뤄졌다.


       

       

      일에서 벗어난 인생 후반전에는  새로운 삶의 방식이 필요하다.

       

      남자들의 인생 후반전에 아내는 가장 소중한 파트너고 도우미다.

       

      아내에게는 익숙한 일상의 삶이 남자들에겐 신대륙이기 때문이다.

       

      퇴직 이후 발견할 신대륙이 일상이 될 수 있도록

      아내와 함께하는 연습이 지금부터 필요하다.

       

      남편이 아내와 일상을 즐겁게 보낼 수 있다면,

      아내도 남편이 인생 후반전을 잘 보낼 수 있도록

      신뢰할 만한 도우미가 돼 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