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차마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DimondBack 2013. 2. 26. 03:01
 
 
사랑한다 말하지 못하고
 
 
비가 오면
생각이 나고
자동차 물결에 출근길이 지루해지면
다이얼을 돌립니다

기능이 축소된 혈소판으로
기억력이 쇠퇴해진다고
문자에 실어
채찍이 되어 주는 사람
 
해무를 걸으며
외롭지 않다고 하고
바다향기가 좋다고 하면서도
그리움으로 적신 눈망울은
돌부리에 걸리곤 합니다

계절 따라 파란 하늘에
습관처럼 쓰던 말
지우지도 못하고
덧입히고 또 입혀도
바람이 되지 못하는 것들

신록 사이로 툭툭
견디지 못하고 떨어지는
노란 솔잎에 살며시 다가가면
당신은 말없이 전신을 감깁니다

밤이 내리고 있습니다
내 마음도 당신처럼
젖습니다
조심스러운 그 말
가난한 우리를 이어주는 그 말
 

멋 훗날
어쩌다가 아픈 흔적으로 남을까 봐
사랑한다고
사랑한다고
차마 말하지 못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