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에게

너에게서 쉬고 싶다 / 박소향

DimondBack 2011. 4. 3. 22:50
 
너에게서 쉬고 싶다
 
                    
 

모래알이 바다의 깊이를 세는 동안
기억의 창살 너머
노을 진 청춘이 발갛게 솟아 오른다
 
먼데 바람 사이로
생명의 춤사위 비릿한데
아직 오지 않은 답장처럼
차례차례 무너지는 하얀 올가즘
 
목선이 망가진 가슴을 열어
길고 긴 밀담을 시작하는 영시
산다는 건 기다림이라고
가끔씩 들려오는 물살의 말은
아무도 들을 수 없어 참 다행이었다
 
짧은 눈물로 선을 긋던 그 깊이에서
돌아오지 않는 오늘은 모두 끝났으니
아직도 복받친 설움에 우는 바다여
늦게 찾아서 미안했다
 
하지만 지금은
너에게서 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