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날의 그리움
어느 가을날
사랑이 남기고 간 흔적들 위로
그리움이 하나 둘
가을빛으로 물들어 오면
어디론가 홀연히 떠나고 싶다.
사색의 길 따라 걷는 이에게
갈색 바람이 말을 걸어온다.
길가의 들국화도 말을 걸어온다.
누굴 찾아 나서는 길이냐고
낙엽 적시는 가을비도 물어온다
어디론가 떠나고 싶은 마음
저 자연들이 알 리 없겠지마는
참으로 그리웠노라고
그리워서 어디론가 떠나는 거라고
눈물 썩인 대답을 한다면
홀연히 떠나는 심정 알 수 있을런지
사색의 길 따라 걷고 걷다
이 가을 어느 길목에서
그리운 이를 만날 수만 있다면
그땐 말 걸어왔던 자연들도
슬픈 표정 아닌 미소 지으며
정말 행복하느냐고 물어올 텐데...
그리움 찾아 나서는 길 쓸쓸함만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