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으며

차 한잔 주세요

DimondBack 2010. 6. 9. 22:30


 

벌써 이 곳은 코스모스가 하나 둘 .. 한들 거리고

잠자리 떼 .. 낮은 호수를 비행한다.

기웃거리는 '여름'을 슬쩍 밀어 부치며 ...

'존재의 의미'를 느낄 즈음엔 '겨울'에 밀려난 그 설움이

못내 서러웠었는지 '긴 가을'을 벼르고 있다.

'여름'은 반격이 아닌 이제 비로소

    자기 계절로 들어 서고 있는데 ...



 

 

 

 

 

                    

 

 

 

가을 한 잔 주세요
진하게 탄 가을 한 잔이요
슬픔하고 눈물은 빼고요
진짜 가을 맛을 느껴야  하거든요.


" 예 알겠습니다."
저희 카페에는 아지랑이 피는 길가에

핀 들꽃향의 봄 허브가 있는데
몸을 포근하게 하고 기분을 좋게 하죠
겨울에 한 번 더 드시러 오세요.


참! 가을은 어떤 향으로 드릴까요?
조금 이르게 떨어진 쓸쓸한 낙엽향으로
드릴까요? 

아니면...

텅빈 파란 하늘에 부는 바람향으로 드릴까요?
그 외에 우수에 젖은 사람들의 어깨를
드리운 노을향도 있지요.


"모든 맛을 다 섞으면 어떤 맛이 되나요?
갑자기 궁금해져서요
섞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지만
깊은 가을향이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냥 텅빈 하늘에 부는 바람향으로 주세요"


주문하신 "차" 준비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