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읽으며

낯설어진 세상에서 / 이해인

DimondBack 2010. 6. 5. 00:50



 






             
      낯설어진 세상에서




      참 이상도 하지 사랑하는 이를
      저 세상으로
      눈물 속에 떠나 보내고

      다시 돌아와 마주하는
      이 세상의 시간들
      이리도 서먹하게 여겨지다니

      태연하기 그지없는
      일상적인 대화와 웃음소리
      당연한 일인데도
      자꾸 낯설고 야속하네

      한 사람의 죽음으로
      이토록 낯설어진 세상에서
      누구를 의지할까

      어차피 우리는 서로를
      잊으면서 산다지만
      다른 이들의 슬픔에
      깊이 귀기울일 줄 모르는
      오늘의 무심함을
      조금은 원망하면서

      서운하게 쓸쓸하게
      달을 바라보다가
      달빛 속에 잠이 드네


      [이해인의 '작은 위로' 中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