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 들어요

가시나무 새 / 조성모

DimondBack 2017. 2. 24. 13:26






시나무새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당신의 쉴 곳 없네
내 속엔 헛된 바람들로
당신의 편할 곳 없네

내 속엔 내가 어쩔 수 없는 어둠
당신의 쉴 자리를 뺏고
내 속엔 내가 이길 수 없는
슬픔 무성한 가시나무 숲 같네

바람만 불면
그 메마른 가지
서로 부대끼며 울어대고
쉴 곳을 찾아
지쳐 날아온 어린 새들도
가시에 찔려 날아가고

바람만 불면
외롭고 또 괴로워
슬픈 노래를 부르던 날이 많았는데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

 

 


가시나무새


가시나무새는 죽기 직전 일생에 단 한번의 노래를 부른다.
그리고 죽을 때까지 가장 아름다운 소리로 운다.
그 새는 알에서 깨어나 둥지를 떠나는 순간부터
단 한번의 노래를 부르기 위해 가시나무를 찾아다닌다.
그러다가 가시나무를 발견하면 가장 날카로운 가시에
가슴을 찔려 붉은 피를 흘리며 이 세상 생명이 다하는
순간까지 고통을 인식하지 못하고 이 세상에 존재하는
어떤 새소리보다 아름다운 노래를 부르며 죽어간다.
이것이 먼 옛날부터 켈트속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전설로서
가장 아름답고 가장 순수한 것은 가장 처절한 고통에서
피어난다는 것을 말한다.

가시나무새 머리말 중에서